블로그 AI 글쓰기, 45편 중 42편이 색인에서 빠진 이유는 뭘까요
AI로 쓴 글이 구글에서 걸러지는 진짜 기준을 이 블로그의 색인 거절 실측으로 확인했어요. 문장이 아니라 생산 방식이 판정됩니다.

AI로 쓴 글은 구글에서 불이익을 받을까요. 받는다면 무엇 때문에 받을까요. 이 질문에 저는 남의 사례가 아니라 제 블로그 데이터로 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좋은 방식으로 알게 된 건 아니고요.
45편 중 42편이 거절당했습니다
2026년 8월 10일 구글 서치콘솔에서 확인한 숫자입니다. 색인 3개, 미색인 45개. 사유는 “크롤링됨 - 현재 색인이 생성되지 않음”이 42건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견됨 - 색인 생성되지 않음”이 0건이라는 점입니다. 앞은 크롤러가 페이지를 읽고 나서 넣지 않기로 한 것이고, 뒤는 크롤 예산이 부족해 아직 못 읽은 것입니다. 즉 구글은 제 글을 다 읽었고, 읽고 나서 색인에 넣을 가치가 없다고 판정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막고 있는 건 없었습니다. canonical도 정확했고 noindex도 없었고 robots.txt도 전체 허용이었고 사이트맵도 유효했습니다.
7월 10일까지는 색인이 40개였습니다. 7월 11일에 3개가 됐습니다. 하루 만에 37개가 빠졌고 그 뒤로 27일 동안 검색 노출이 0이었습니다. 그리고 8월 13일, 애드센스 재검토 결과가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정책 위반으로 돌아왔습니다. 같은 날 사이트맵 30개를 전수 재검사해 보니 색인된 페이지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사실입니다. 지금부터는 그 데이터에서 제가 읽어낸 것이고요.
살아남은 3편에는 무엇이 있었나
37편을 네 가지 신호로 채점해 봤습니다. 검색 의도어가 제목에 있는가, 질문형 제목인가, 본문에 구체적인 수치가 있는가, 그리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적었는가. 살아남은 글은 4점 만점에 4점이었고 나머지 30편의 평균은 1.00이었습니다.
가장 뜻밖이었던 건 길이가 변수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생존한 글은 1,204자로 전체 평균 1,418자보다 오히려 짧았습니다. “글이 얇아서 거절당했다”는 흔한 진단이 제 데이터에서는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인 건 네 번째 신호였습니다. “확인이 안 돼서 적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장을 쓴 글이 37편 중 단 2편이었는데, 그 2편이 만점을 받은 2편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표본이 작아서 이걸 법칙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구글이 유용한 콘텐츠 자가평가 문서에서 “쉽게 검증할 수 있는 사실 오류가 있는가”를 묻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한 문장은 검증되는 순간 신뢰를 통째로 깎습니다. 반대로 모른다고 적은 문장은 글의 나머지를 보증합니다.
AI 티는 문장이 아니라 리듬에서 납니다
포트폴리오 소개글을 AI로 다듬었는데 읽는 순간 “이거 GPT 썼죠”가 느껴진 경험, 아마 있으실 겁니다. 문법도 맞고 내용도 맞는데 뭔가 이질적인 그 느낌에는 네 가지 정체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건 번역투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영어 문장 구조를 그대로 옮긴 형태죠. 한국어는 주어를 자주 생략하고, 무생물이 주어 자리에 잘 서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기계적 병렬입니다. 자연스럽게 이어질 문장을 굳이 “첫째, 둘째, 셋째”로 분해하면 읽는 사람이 바로 알아챕니다. 세 번째는 과한 접속사고요. “또한”, “더불어”, “이를 통해”가 한 문단에 두세 번 나오면 문장이 흘러야 할 자리에 인위적인 다리를 놓은 겁니다. 대부분 지워도 의미가 그대로 통합니다. 마지막은 완충어 버릇입니다. “물론”, “사실”, “이러한 맥락에서”로 문장을 여는 습관인데, 논리적 근거 없이 부드럽게만 이으려는 시도라 읽다 보면 허공에 발을 딛는 느낌이 듭니다.
이 패턴을 지우려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까지 등장했습니다. im-not-ai가 그중 하나고요. 다만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이 네 패턴은 사실 “무미건조한 공식 문서체”이기도 합니다. AI가 아닌 사람이 써도 똑같이 AI처럼 읽힙니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글의 리듬과 밀도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제 글이 거절당한 이유는 이 네 패턴이 아니었습니다. 문장은 다듬어져 있었거든요. 구글은 문장을 본 게 아니었습니다.
구글이 본 건 결과물이 아니라 패턴이었습니다
애드센스 위반 통지가 가리킨 스팸 정책 문서를 열어보니 ‘확장된 콘텐츠 악용’ 항목이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생성형 AI 도구 또는 기타 유사한 도구를 사용하여 사용자에 대한 가치 창출 없이 많은 다량의 페이지 생성.”
제 블로그가 정확히 그 형태였습니다. 이틀에 한 편씩 자동으로 초안이 생성됐고, 검수는 사람이 하기로 돼 있었지만 큐가 쌓이면서 실질 검수 없이 올라간 편이 있었습니다. AI를 쓴다는 사실은 소개 페이지에 한 문장으로 적어뒀는데, 검색으로 글 한 편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그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글이 자가평가 문서에서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설명했는가, 자동화나 AI를 썼다면 명시했는가”를 묻는 지점을 저는 형식적으로만 통과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여기서 판정이 갈립니다. 구글은 AI로 쓴 글을 금지하지 않습니다. 자격 요건 문서는 “콘텐츠는 품질이 높고 독창적이어야 한다”고만 적을 뿐 글자 수도 편수도 도구도 제한하지 않습니다. 금지되는 건 가치 창출 없는 대량 생산이라는 패턴입니다. 결과물 한 편을 아무리 다듬어도, 생산 방식이 그 패턴이면 판정은 바뀌지 않습니다. 제가 42편을 잃고 나서야 이해한 구분입니다.
감추는 쪽이 아니라 밝히는 쪽이 유리해졌습니다
방향은 규제 쪽에서도 같습니다. EU AI Act의 투명성 조항인 Article 50이 2026년 8월 2일 발효됐습니다. AI로 생성하거나 조작한 콘텐츠에 메타데이터와 워터마크, 눈에 보이는 표시를 붙이도록 요구하고, 기술 표준으로는 C2PA 콘텐츠 자격증명이 사실상 지목됐습니다. 위반 시 과징금은 750만 유로 또는 전 세계 매출의 1.5%부터 시작하고요. (European Commission)
한국에 있는데 웬 EU법이냐 싶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큰 공급자들이 C2PA로 수렴하면 그게 도구의 기본값이 됩니다. 우리가 쓰는 피그마와 어도비, 영상 툴에 표시 기능이 알아서 들어오는 식이죠. 표준은 대개 법이 먼저 정하고 큰 플랫폼이 따라가다가 결국 다들 기본으로 쓰게 되는 경로로 퍼집니다.
반대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메타데이터 워터마크는 스크린샷 한 번, 플랫폼 업로드 한 번이면 벗겨질 만큼 약합니다. 표시 의무가 실효성보다 형식에 그칠 거라는 비판은 타당하고, 시행 초기 혼선도 클 겁니다. 다만 그 논쟁과 별개로 창작자 쪽 계산은 이미 끝났습니다. AI 티가 나느냐 마느냐로 마음 졸이며 흔적을 지우는 것보다, “AI 보조로 만들되 판단은 사람이 했다”를 떳떳하게 적는 쪽이 검색에서도 규제에서도 유리합니다. 감추는 게 무기이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뭘 바꿀까요
제가 이 블로그에서 실제로 바꾼 것부터 적겠습니다. 자동 발행을 껐습니다. 저가치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같은 방식으로 한 편 더 넣으면 그 판정을 강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제작 방식을 소개 페이지가 아니라 모든 글 하단에 적었습니다. 어떤 소스를 골랐고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확인하지 못했는지가 글 안에서 보여야 한다고 판단해서요. 마지막으로 태그 목록이나 빈 자료실처럼 사람에게도 검색에도 쓸모가 얇은 페이지를 색인 대상에서 뺐습니다. 심사원은 글 한 편이 아니라 사이트 전체를 훑거든요.
여러분의 글에 옮긴다면 순서는 이렇게 하시길 권합니다. 먼저 최근 글 열 편을 열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은 문장이 몇 개인지 세어 보세요. 하나도 없다면 그게 첫 번째로 고칠 지점입니다. 그다음 저자 소개에 적어둔 제작 방식을 글 본문으로 옮겨 보시고요. 그리고 발행 속도를 한 칸 늦춰 보세요. 저는 이 세 가지를 42편을 잃고 나서 했는데, 잃기 전에 하는 편이 훨씬 쌉니다.
출처: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콘텐츠 만들기 - Google · Google 웹 검색 스팸 정책 · AdSense 자격 요건 · Article 50 - EU Artificial Intelligence Act · Code of Practice on Transparency of AI-Generated Content - European Commission · im-not-ai (GitHub)